언어폭력 경험률 83.7%...고속도로 요금수납 여성노동자 실태

약 7천 명에 이르는 전국 고속도로 요금수납 여성노동자의 노동환경 문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며 반인권적인 업무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여성노동자는 모두 ‘간접고용’과 저임금에 처해 있고, 교대노동 속에서 도급업체 관리자와 고객들로부터 이루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인권침해, 성희롱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노동자들은 다음과 같은 노동환경에 놓여있다.

(1) 업무를 대체해 줄 여유인력이 없어 생리현상을 참으며 16시간씩 일할 때도 있다.
(2) 과도한 친절 평가에서 평가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무급의 CS교육을 무한정 받는다. 또한 '임금 불이익', '시말서 작성', '남들 앞에서 모욕 주기', '고객에게 직접 전화해서 사과'하거나 심지어 '집으로 찾아가서 사과'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3) 연차휴가 사용률 57%, 일·가정 양립 93%에서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4) 업무에서의 물리환경 스트레스, 과도한 직무요구 스트레스, 자율성 없는 노동환경 스트레스, 고용불안 스트레스, 낮은 임금과 보상 스트레스, 상급자와의 관계 갈등 스트레스, 성회롱적인 직장문화 스트레스 등이 우리나라 여성 노동자 평균 수준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 이 노동자들은 일상적인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1년간 언어폭력 경험률 83.7%, 신체폭력이나 위협 경험률 30.2%, 성희롱이나 폭력 경험률 64.0%로 나타났다. 주 가해자는 고객이었다.

뿐만 아니라 도급사업주들은 이 여성 노동자들의 최소 안전권이라 할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법을 무더기로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직업 안전, 보건과 관련된 교육을 제대로 받고 있는 경우는 겨우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고 직업성 근골격계질환의 위험성 조사도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다. 근무 장소의 공기질 관리도 전혀 안 되고 있었다. 공회전 되는 차량으로부터 발생하는 매연을 호흡기나 피부로 들이마시고 있는데 여기에는 1급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하여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과 국회 을지로위원회 및 시민단체에서는 당시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근로자참여와협력증진에관한법 등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본적인 인권인 화장실을 마음 놓고 갈 수 있고 휴가를 갈 수 있는 수준의 인력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는 반인권적 감정노동 요구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관리당국인 고용노동부의 시급한 감독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후 고용노동부에서는 ‘현장 실태조사’와 ‘사업장 감독’을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이에 고속도로 요금수납 여성노동자의 안전문제 이해당사자인 노동조합과 연대 단위인 국회의원실, 시민사회 등이 함께 전국 캠페인과 교육에 나서게 되었다.

우리는 8월~9월에 걸쳐 전국적인 수준에서 사업주와 이용자에 대한 대대적인 캠페인을 실시하고 노동자에게 교육을 진행할 것이다. 사업주들에게는 현행법을 제대로 지켜야 한다고 권고할 것이다. 이러한 권고가 이후에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현행법 위반의 책임을 엄중히 물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이용자들에게는 이들 여성 노동자들이 처한 조건을 제대로 알려내고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의 아름다움’이 유의미하다는 사실을 공유토록 유도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종사자 스스로에게 자신의 건강과 안녕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 요구되는지 ‘알권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교육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사회에 정의로운 소비와 노동문화가 정착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다.

2015년 8월 20일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