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청소노동자 시중노임단가 적용안, 지침마련 당사자인 기획재정부가 삭감

정부지침 ‘공공기관 시중노임단가 적용’에 대한 예산마련을 촉구 기자회견 을지로위원회l승인2015.10.20l수정2015.10.2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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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말 홍익대학교를 비롯한 전국 각지 대학에서 청소·경비 등 용역근로자의 열악한 처우 문제가 대두되자,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기획재정부·행정자치부·고용노동부를 주무부처로 한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을 제정했다. 

하지만 정부가 만든 지침을 정부 스스로가 지키지 않고 있어 지탄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중 보호지침을 모두 지키는 곳은 단지 38%에 불과하며, 특히 지침의 핵심인 시중노임단가를 주는 곳은 45.5%에 그쳤다. 2015 고용노동부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 준수 실태조사 결과(2015. 9). 그러나 조사방법과 결과의 신빙성에 대한 논란이 있어(2014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을지로위원회가 자체조사를 실시한 바 있으며, 그 결과 시중노임단가 준수율은 6%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남.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간접고용 근로자 처우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전 상임위에 걸쳐 보호지침을 준수할 것을 요구했고, 대부분의 부처와 공공기관 장들은 감사장에서 “준수하겠다”, “최대한 노력하겠다” 등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각 부처와 공공기관에서 지침을 지키려고 해도 기획재정부에서 번번이 어깃장을 놓고 있다. 기관별로 자구노력 끝에 어느 정도 예산을 마련하고, 부족분을 기재부에 요청하는 식이나 매번 퇴짜를 맞았다. 전국적으로 30여 곳의 지사를 둔 모 공공기관은 보호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80여억 원의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었으나 물가상승률 정도만 반영되었다. 또 다른 모 기관 역시 정부지침 대로 시중노임단가 및 상여금 400% 지급을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총 7억여 원의 증액을 요청했으나 기재부로부터 일괄 삭감되었다.

심지어 기재부는 국회 사무처의 증액 요구도 삭감했다. 지난 14일, 국회사무처가 국회 청소용역 근로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 이행에 필요한 예산을 정부에 요구했으나, 기재부가 이를 삭감한 사실이 새정치민주연합 홍익표 의원에 의해 밝혀졌다. 국회사무처가 207명의 국회 환경미화용역 근로자들의 임금을 현재의 146만원에서 정부 지침대로 173만원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예산 증액을 요구했으나, 기획재정부가 이를 단지 3만원 올린 149만원 수준으로 대폭 삭감한 것이다 사무처 요구안 67억 2,300만원 → 기재부 정부 조정안 56억 8,300만원(△10억 4,000만원)
. 기재부는 “청소노동자는 국회에만 있는 게 아니다. 예산심사 과정에서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하여 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정된 예산과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하향 조정하였음을 밝혔다.

이는 지침마련 당사자인 정부 스스로 용역근로자 보호지침을 지킬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박근혜 정부가 그토록 안달을 냈던 노사정 합의안에는 “정부는 공공부문에서의 청소, 경비, 급식 등 용역업체 변경 시 고용 및 근로조건 안정을 위하여 공공기관에 대한 가이드라인 이행을 강화한다”고 버젓이 명시되어 있음에도, 정작 그 가이드라인인 보호지침은 외면하는 것이다. 이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정부의 노동개편안이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한다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와 국회 환경미화원노동조합,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공공부문 비정규직·간접고용 근로자들의 뜻을 모아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첫째, 기획재정부는 국회 사무처를 비롯해 공공기관에서 용역근로자 보호지침을 준수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하라. 관계부처는 지난 8월 대통령 담화 후속 조치로 노동개혁 핵심과제 추진 계획을 발표하며 "비정규직의 고용 개선을 위해 공공부문부터 솔선해 용역근로자 보호 지침 이행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호지침 이행은 곧 대통령의 대국민 약속이나 다름없다. 박근혜 정부는 이번에도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릴 것인가.

▶ 둘째, 고용노동부는 주무부처로서 보호지침 준수를 위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라. 고용노동부는 공공기관들의 상황을 진즉 알고 있었음에도 기재부의 위세에 눌려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작년 말 노동부가 발주한 「공공부문 용역근로자의 고용안정성 강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공공기관들은 용역근로자 보호지침 준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예산 부족을 들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공공기관 계약담당자들의 말을 빌려 “예산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으로 낮춰서 산출내역을 작성한다”며 “예산부족은 자연 용역업체 노동자들의 저임금(최저임금 수준)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노동부는 매년 대규모 행정력을 들인 실태조사만 되풀이 할 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밑 빠진 독을 보고도 주구장창 물만 붓는 격이다. 실태조사와 더불어 각 공공기관이 필요한 예산을 모아 기재부에 건의하고 이를 관철시키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 셋째, 정부는 보호지침 적용 대상을 전면 확대시켜라. 특히 보호지침 제정의 계기가 되었던 대학 청소노동자의 처우 문제는 정작 매년 되풀이되고 있으며, 사회적 공공기관으로 불리는 사립대학은 아예 정부가 나서서 보호지침 적용 대상이 아니라며 면죄부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노동부는 사회적 지탄이 빗발치자 마찬가지로 대학의 보호지침 준수 실태조사만 되풀이 하고 있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마련해놓고 있지 않다. 적용 범위 또한 청소·경비·시설관리 등 이른바 단순노무용역에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고속도로 톨게이트 수납원·콜센터·학교 급식실 등 공공부문 기타 용역 근로자까지 대폭 확대시켜야 한다.

시중노임단가가 공공부문 적정임금으로서 민간영역의 임금까지 동반 상승시킬 수 있는 마중물이 되어, 국민 소득 성장을 통한 내수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것이 진정으로 국민을 살리는 노동개혁이다. 을지로위원회는 앞으로 다가올 예산 심의에서 “국민을 살리는 예산, 을(乙)을 지키는 예산”을 관철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 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2015. 10. 20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국회 환경미화노동조합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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