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위원회,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 관련 기자회견 진행

을지로위원회l승인2017.03.17l수정2017.03.1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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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위원장 이학영)는 지난 15일 전북 지역에서 발생한 고3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 관련하여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입니다.

 

현장실습생의 죽음, 이제는 없어야 한다

지난 1월 23일 전주 아중저수지에서 한 고등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이) 최근 학교에서 한 회사 고객서비스센터에서 실습을 나갔으며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는 지역신문 보도 직후 국회, 노동조합, 지역단체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왔다. 문제의 사업장은 LG유플러스 고객센터이고, 고인은 전주의 한 특성화고 3학년 애완동물과 소속 홍아무개양이며, 사건은 졸업과 정식 취업을 불과 보름 남짓 앞두고 일어났다는 사실들을 확인했다.

 

그러나 고인의 죽음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책임을 느껴야 할 회사는 기자들을 불러 모아 회사는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식의 입장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사건 발생 한 달이 훌쩍 지나고, 고인의 죽음에 대한 추모여론이 일자 그제야 조사에 나섰을 뿐이다. 늑장 대응한 것은 교육청도 똑같다. 회사가 스스로 밝힌 사실도, 관계기관이 밝혀낸 진실도 현재까지 전혀 없다.

 

우리는 고인의 죽음에 업무스트레스가 있다고 본다. 고인은 지난해 9월 입사, 한 달 간 교육을 받은 뒤 ‘해지방어’ 부서에서 일했다. 마음 떠난 고객을 되돌리면서 곳으로 콜센터 노동자들이 ‘욕받이’ 부서로 부르는 곳이다. 이것도 모자라 고인은 LG유플러스의 상품까지 영업해야 했다. 매일, 매월 내려오는 공지와 LG유플러스의 정책에 따라 고인은 실적압박을 당했고 평가를 당하며 일했다. 실제 고인이 생전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남긴 증언과 메시지는 고인이 극심한 감정노동과 과도한 실적압박에 시달려왔다는 점을 보여준다. 2014년 10월 이곳에서 일하던 서른 살 노동자가 유서에 남긴 실적압박, 감정노동, 노동착취 문제는 2년이 지난 지금도 전혀 바뀌지 않은 것이다.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2년새 두 차례나 일어난 LG유플러스고객센터는 어떤 곳인가. LG유플러스로부터 고객센터 운영을 위탁받은 LB휴넷은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씨의 친손자이자 구본무 현 LG 회장의 사촌인 구본완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다. LB휴넷은 LG유플러스를 통해서 연간 8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올리고 있다. 전형적인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다. 이 와중에 노동자들은 소모되고 버려졌다. LB휴넷은 2009년 1월 설립된 회사인데 2016년 9월 입사한 고인은 212기였다. 2주마다 사람을 뽑아야 할 정도로 노동자를 일회용품처럼 취급하는 회사라는 이야기다. 이번에 고인과 함께 입사한 실습생 33명 중 10명만이 회사에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우리는 고인의 현장실습과정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여러 불법행위를 발견할 수 있었다. 2016년 9월 2일 LG유플러스고객센터와 고인이 맺은 최초로 사인한 현장실습표준협약에는 회사가 하루 7시간 기준 160만5천원의 월급을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회사는 현장실습을 시작하는 당일인 9월 8일 하루 8시간 근무에 월 113만 5천원의 기본급을 지급한다는 근로계약서를 제시했다. 엄연히 직업교육훈련촉진법을 위반한 것은 물론, 시간외수당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또한 LG유플러스와 LB휴넷이 고3 학생에게 성인과 동일한 실적을 적용하고 실적스트레스와 불법 장시간 노동을 강요했다. 고인이 6시 이후에도 실적 좋은 상담사의 녹음파일을 들으며 ‘나머지 공부’를 하고 ‘콜수’를 채웠다. 그러면서 실제 받은 월급은 120~130만원에 불과했다. 백여만원 남짓의 기본급에 해지방어 실적급과 상품판매 실적급을 합친 것이다. 더구나 상품판매 실적급이 제대로 지급됐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LB휴넷의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회사는 노동자가 1월에 영업해 올린 인센티브를 2월분 월급날(3월 10일)에 지급하는데, 회사는 인센티브를 급여산정기간(2월1~28일) 내 재직자에 한해 지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명백한 착복이다.

 

고인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직전 유족과 친구들에게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퇴사를 결심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아빠, 나 콜 수 못 채웠어” “아… 내일 또 회사에 가야 하는 구나” “나 죽으려고” 고인은 다잉 메시지(dying message)를 남겼다. 고인이 업무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것은 학교의 순회지도와 동기 실습생들을 상대로 한 심리상담 결과에도 드러난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현장실습 담당교사는 고인이 고객 응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업무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고 적었다. 고인의 이야기가 알려지고 난 뒤인 2월 15~16일 실시된 현장실습생 9명에 대한 심리상담 결과도 마찬가지다. 다수의 학생이 업무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전공과 관련 없는 산업체에서 실습한 것도 문제다. 지난 2015년 감사원은 <산업인력 양성 교육시책 추진실태> 감사를 통해 파견형 현장실습을 실시한 학생 중 20.5%가 전공과 무관한 산업체에서 현장실습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실내디자인건축 전공학생이 전화상담 전문업체에서 실습했던 점을 지적하며 교육부에 현장실습을 전공과 연계시키도록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학교와 비용절감 차원에서 실습생을 활용하려는 기업의 이해관계 탓에 현장실습은 여전히 ‘저임금-장시간 일자리 조기취업’에 머물고 있다. 기업과 정부가 가해자고, 고인은 이 같은 제도의 피해자다.

 

유족들은 “내 딸은 죽을 이유가 없다”고 한다.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다”고 한다. “그래야 딸을 가슴에 묻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감추는 자가 범인이다. LG유플러스와 LB휴넷은 지금이라도 진실을 밝혀라. 그리고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제시하라.

 

고용노동부는 학생신분이라는 이유로 실제 노동하고 있는 현장실습생의 노동권을 외면하지 말고, 철저히 수사하여 불법행위를 엄단해야 한다. 교육부는 전공 불일치 문제 등 감사원의 조치사항이 학교 현장에서 원활하게 이행되지 않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부터 이어져왔던 고교 취업률 확대정책으로 학생들이 질 낮은 일자리로 내몰리는 상황을 벗어나고 질 높은 일자리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국회정무위원회, 국회환경노동위원회, 국회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참여하는 LG유플러스 실습생사망사고 대책팀을 을지로위원회 내에 구성했다. 대책팀과 공동대책위원회는 함께 진실을 밝히고 회사로부터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아내고, 다시는 이 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이것이 고인의 죽음을 추모하고 애도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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