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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영업을 시작하고 철저한 을이 되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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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닉네임 : 경북별이 |
2021-03-16 16:41:26 조회: 7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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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살면서 ... 중산층이라고도 말할 수 없는 위치고
사회적 지위도 없지만, 지금까지 특별히 "을"이라 느껴본 적이 없는데,
자영업을 시작하고 "철저한 을"이 되어.
평소 있는지도 몰랐던 "을지로 위원회"까지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가 저희 가정에까지 이렇게 악영향을 미칠지 몰랐는데,
남편의 휴직이 퇴직으로 이어지고 ... 몇 푼 모이지도 않은 돈을 긁어 쓰길 몇 달,
없던 돈에 대출까지 긁어모아 작은 카페를 인수 했습니다.
조금라도 수입이 있어야 아이들을 키우고 살 수 있으니까요.
그게 작년 7월이었고, 코로나 이겨낼 수 있다고 믿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8월에 전*훈 관련해서 코로나가 한번 더 터지고
매출이 곤두박질 쳤습니다. 여기 대구경북지역이라 두 번째 터지니 매출 회복이 안되더군요.
전에 없었다는 장마에 몇 번의 태풍도 영향이 있었겠죠.
이 악물고 버텨보자 해서 견디려는데
10월에 또 터지더군요...
그 때까지도 이렇게까지 밑바닥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로,
최저 매출의 최저 매출을 찍으면서, 마이너스 통장을 처음으로 만들어보고
소상공인 대출도 하러 갔습니다.
버티면 될 줄 알았거든요...
그냥 시기가 안 좋을 뿐이다...세계가 극찬하는 K-방역을 믿으며
참고 견디면 되겟지 했습니다.
그러나
12월에 카페 홀 영업 제한이 비수도권으로 확대되고 1월로 넘어오면서...
연말에는 회복되겠지 했던 매출 회복의 꿈이 철저하게 부숴지고,
매장 문을 여는 게 닫는 것만 못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나마 경북지역이라 수도권보다 2주인가 늦게 홀이용금지 되었는데도
작은 카페, 순이익이라곤 손에 쥐어보지 못한 저에게는 너무 큰 타격이었습니다.
아마 더 큰 카페, 직원을 고용하고 고정비가 저희 몇배나 되는 카페나 자영업자들은 월 마이너스 폭이 저희보다 훨씬 더 클것이고 저는 감히 그 참담함을 상상하기가 두렵습니다.
현재
수도권 외 지역은 홀이용시간제한 없어졌지만, 저녁시간 매출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쩌겠어요? 백신을 순차적으로 맞고 있으니... 또 기대하며 기다리며 버텨볼 수 밖에요!!!
그렇지만,,, 여전히 홀 이용 시간이 10시로 제한되고 있는 수도권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면
한숨이 절로 납니다.
할 수 있는데, 손님이 없는 것과, 그나마 오는 몇 명 손님까지 "영업제한" 때문에 돌려보내야 할 심정은
제가 12월-1월에 겪었던 바,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공감할 수 없는 끔찍함, 참담함, 비참함 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죠.
가장 비참한 것은, 제가 아직 현 정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경북지역에서 아이 둘 키우면서 촛불 들고 여의도로 갈 수는 없었지만,
당시 가슴에 불을 품고 바랐던 한 가지는
"공정한 사회",
티 없이 깨끗한 그런 "공정"이 아니라 "조금 더" 공정한 사회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는 뉴스들에 비치는 우리 사회가,
과연 더 공정해졌는지.... 스스로 계속 되물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처한 자영업자들의 상황만 놓고 봤을 때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처음 제정할 때,
규제 대상인 자영업자들이나 각각의 형편에 있는 사람들이 입을 피해에 대해 충분한 숙고가 있었는지요? 그 사람들도 보호받고 이 땅에 살아가야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셨는지요?
뒤늦게서야 "손실보상"이니 머니 하지만, 애초에 왜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당해야하는 지, 규제의 대상이 되고, 새로 만든 규칙이라는 것에 의해 잠재적 범죄자가 되어야하는지,
아직까지 크게 법을 어겨본 적 없이 무난하게 살아왔는데,
자영업을 하며 5인 이상 들어오려는 손님, 영업 제한 시간에 따라주지 않는 손님들과 실랑이하며, 거기에 져버리면 결국 경찰을 대면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은 소심한 제 게는 너무 끔찍한 경험이었습니다.
아마 제가 자영업 경험이 처음이라 그런 것이겠죠?
그래서 이렇게 쉽게 대책없이 하지말라고 하면 못하는 건지 몰랐습니다.
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 어디가서 말도 못하고, 아짂까지 현 정권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고 듣는 모든 것에 대해 더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더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고,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가려내기 위해 노력하며, 아직까지도 완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랍니다.
새로운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하시기 전에, 그것이 가져오는 파장이 무엇일지,
자영업자들에게 미칠 피해의 규모는 어떨지 제대로 숙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자영업자들의 피눈물을 짜내는 "거리두기 조정안"이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방역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가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자영업자는 틀어막고, 소상공인 틀어막고, 다른 곳에서 터져나오는 확진자 숫자를 보면서 얼마나 많은 소리 없는 비명을 질러댔는지 모릅니다.
아직 조금의 기대를 품고 있는 건,
제가 아직까지 죽을 정도는 아니라서일테지요. 아직은요,
그런데 다시, 자영업자의 살 길과 구체적인 손실보상안도 없이, 불합리한 "사회적거리두기 개편안"이 시행되고,
방역수칙 다 지켜가면서 어떻게든 몇 명이라도 손님 받아보려는 발악조차 못하고,
오는 손님마저 거절 해야 한다면,
아마 저는 더 못 버틸 것 같습니다.
여력이 없고 힘도 없고 능력도 없습니다.
어떻게 되든,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라가야겠지요.
공공을 위해, 공익을 위해,
어찌되었든, 현재 자영업자인 저는 "무조건" 따라야하는 "철저한 을"이니까요.
그러나. 제발, 실효성 있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한 방역수칙을 마련해주시고,
우리의 희생이 전혀 쓸데없는 ... 지키는 사람만 "병"(신)되는 그런 방역수칙은 만들지 말아주세요.
자영업자에게도 조금 더 공정한 정부, 사회가 되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두서없는 글 죄송하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1-03-16 16: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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